피곤했던 하루...
지금까지의 주문과 달랐다. 어제는 작년 GTM 처럼 일을 하러 오라고 했다.
단순한 도너츠 배달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도너츠를 사서 오라는 연락. 솔직히 별로 무섭진 않았다. 요즘 GTM은 여유로웠으니까.
하지만 달랐다. 가자마자 도시락 옮기고, 모비스 텐트와 컨트롤 타워로 배달. 갖가지 잡일들..
너무 피곤했다. 차라리 비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에는 지난 주 GTM을 생각해서 슬리퍼까지 가져갔다. 하지만 비는 오지 않았고, 내 살은 2주 연속으로 까맣게 타버렸다.
완전 넉다운. 사실 점심식사 배달까지 끝낸 후에는 일이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도시락 배달은 너무 힘들었다. 악~
피곤하다. 쓰러질 것 같다.
저녁은 안먹고 오려고 했는데, 힘도 없고 집에 와서 밥 먹기도 애매한 시간이고 해서 용인에서 식사를 하고 서울로 왔다. 지난 주 빗길에 졸면서 과속에 이어 이번에는 밤길에 졸면서 과속. 지난 주는 진짜 꾸벅꾸벅 졸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는 않았다. 그저 피곤할 뿐...
내 운이라는게 참 대단한게, 집에 오는데 시계가 너무 좋았다. 남산타워가 또렷하게 보일 정도로 좋았다. 몸은 축축 쳐지는데, 왜 하필 이럴 때 날씨가 이렇게 좋은 걸까라는 생각이 나를 지배한다. 결국 공사중인 한강고수부지 반포지구에 차를 세우고 반포대교 야경을 찍어봤다. 운 따위에게 지기 싫었다.
트렁크에 늘 있는 삼각대를 꺼내들고 차에서 내려 얼마 안가 찍어봤더니 잡다한게 너무 많이 나온다. 28-70 하나 들고 갔다가 다시 차로 돌아와 카메라 가방을 통째로 꺼내들고 결국 반포대교를 향해 걸었다. 중간중간 서서 사진을 찍어보지만 역시 잡다한게 많이 나온다.
이건 뭐... 뭐가 뭔지도 모르겠다. 한참을 걸었다. 중간중간 찍어보지만 뭐 별로... 결국 반포대교까지 걸어갔다.
셔터 한장당 10-30초가 걸리는 터라, 거의 1시간을 죽치고 있었지만, 건진 사진은 거의 없다.
그래도 한강가에 앉아서 멍하니 생각도 하고, 혼자 궁상떨고 나니 뭔가 후련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