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2008. 9. 1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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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지하철, 시죠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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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절은 오기 싫었는데, 처음 온 남구도 있고 해서 유명한 절로 와봤다. 기요미즈테라. 다른 절들과 약간 다르긴 한데, 사람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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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부족한 구도. 사진 연습 좀 하자. 도대체 발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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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약수터? 저 물을 먹으면 건강해지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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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요미즈테라에서 도로로 내려가는 길. 한적한 일본 시골 마을이다. 아기자기한게 나라의 악몽이 떠오른다. 나라에서 본 집들과는 다르게 집들이 마당이나 정원, 주차장 같은 자투리 공간이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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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요미즈테라에서 내려오는 길에 전시된 인형처럼 누워있던 고양이.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나가던 일본인들도 놀래고, 우리도 신기하게 구경하고.
그리고 유리창에 비친 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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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나마쓰리를 한다는 이치히메진자. 어디 나오길 큰 마쓰리 행사라고 해서 쉽게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숙소 관리자 분도 잘 모른다고 알아본 후 그냥 집에서 조촐하게 지내는 거라고 알려줬지만, 가까워서 걸어왔더니...

사실 가깝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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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동안 찍은 사진. 날씨도 좋았다. 기요미즈테라에서 이치히메진자까지 교통편도 모르지만 지도 상에 표시된 거리가 그리 멀지 않아서 걸어갔다. 가까웠다. 하지만 문제는 이치히메진자가 너무 작다는 것 이다. 3대 마쓰리라는 글도 본 것 같으데 말이지.

엄청 작다. 맞나 싶어서 주변을 돌며 확인해 봤지만, 이치히메진자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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헷갈리는건 들어가는 입구에 저런 표지판이 있어서 더 헷갈린다. 저긴 관리사무실 정도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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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히메진자가 맞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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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입장료 받는 줄 알았으나, 어린 여자들의 성장과 행복을 기원하는 행사라서 그런 의미의 소원을 적는 그런 장소다. 날이 다소 춥다 보니 저런 구조물을 갖다 놓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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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소원을 적은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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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신사 내부. 공간을 알차게 이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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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섬뜩하지만, 확실하게 내용 전달이 되는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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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찾아 가려고 얼마나 고생을 했던지... 지도는 작은 골목까지 안나왔는데, 방향을 잘못 잡으니 모든게 헷갈리고, 동네 한바퀴 돌고 겨우 찾았다. 반대로 돌았으면 금방 갔을 텐데....

인형 전시가 열리고 있던 곳. 내부에서 사진 촬영은 금지하고 있었지만, 대부분 그냥 사진을 찍고 있었다. 물어보고 찍으려 했던 내가 바보인가? 아무튼 난 안 찍었다. 볕이 잘 드는 이끼 정원도 좋았다. 인형들과 절 내부가 볼만 했다. 사람은 많았지만, 그럭저럭 돈 아깝다는 생각 안하고 다리 안아프게 잘 쉬다가 왔다.

이렇게 글이 길어진 건... 이름을 기억해내려 하는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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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 여기는 도에이우즈마사 에이가무라. 영화 촬영소다. 양수리나 부천 야인시대 세트 같은 그런 분위기?

실제 영화 촬영과 관련된 많은 자료를 전시하고 있었으며, 뒤로는 큰 창고들이 여럿 있었다. 기념품도 팔았지만, 지친 탓에 구경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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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여자는 원숭이 닮았다. 사진 찍어도 되냐고 했더니 포즈까지 취해준다. 내 추측으로는 직원 같다. 이 촬영소를 구경하면서 3번 정도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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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같이 되어 있었다. 적당한 흙길에... 그러고 보니 흙길과 저 수로 빼놓고는 전부 다르다. 경복궁은 왕궁이고, 여긴 그냥 촌동네. 그 것도 영화촬영소. 즉, 가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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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가옥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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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본 전통에 관한 영화나 드라마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냥 저런 건물이 있나 보다 하고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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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뒤에 내 친구있어. 인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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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컷은 왜 찍은거지? 뭘 찍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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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미 방. 료칸 가보고 싶다. 이번에는 료칸을 알아보지도 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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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보는 남구. 호기심 하나로 고등학생 시절 라면을 종류별로 먹어본 우리.
광각으로 찍었더니, 몸이 좀 웃기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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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다다미 방. 위와는 조금 다른 느낌. 사실은 옆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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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열어보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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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옛 거리. 사람 지나갈 때 까지 기다렸다 찍었는데, 별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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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거 다 모형이다. 아마도 시장통으로 사용되는 장소 같았다. 구조나 넓이가 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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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것들.... 1호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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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시리즈 앞에는 악당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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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가 넘치고 넘쳐 곳곳에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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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네는 악당이야 뭐야? 내가 어릴 때는 후레쉬맨 하나 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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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냐.... 이제는 사진찍기도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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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실수로 탄 게이후쿠센. 쓰롯토 패스가 좋긴 좋더군. 도심 한가운데를 오가는 전차.

영화 촬영소를 나와 버스를 타러 가는데, 어떤 전차가 서 있어서 탔다. 표 받는 사람도 없고... 이거 10배 물어야 하는거 아닌가 걱정도 했는데, 진행 방향 쪽으로 기관사가 있었고, 내릴 때 돈을 내면 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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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철로는 한국 철로보다 좁아 보였다. 그만큼 전차 객실 내부도 좁다. 전철이나 지하철도 마찬가지.

철로 중에는 이 2가지 노선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철로도 인지 아니면 탈선을 방지하기 위한건지 2중으로 된 철로도 있었다. 도시를 달리는 기차. 신선했다.

알고보니 아라시야마도 가더군. 아라시야마나 다시 가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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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에 소심해서 몰래 사진을 찍었다. 운전실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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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는 뭐했지? 도대체 기억이 안난다.

이렇게 해서 어느 역에 도착하고, 다시 오사카로 와서.....

뭐했지? 아.....

신오사카역 근처에서 돌아다녔는데.. 뭐했지?
ccl

Posted by jk1
여행기2008. 6. 29. 13:40

오늘의 시작은 교토역이었다. 교토역 안에 있는 관광 안내소다. 내가 이 곳에 도착한 시간은 8시 40분 쯤 이었나? 기억이 확실이 안나네.



사진에서 보다시피 문을 열지 않았다. 정각에 문을 열더군. 이 앞에는 외국인과 내국인들이 바글바글.
안내소 맞은편에는 커피숍과 미스터 도넛 가게가 있다. 커피숍은 맛있는건지 뭔지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일본 여행을 준비하면서 4권(론리플래닛 일본, 도쿄 2권, 오사카)을 샀는데, 그 무엇보다 아깝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준비과정에서 생소한 여행지의 정보를 얻기에는 가장 좋지만, 각 지역의 관광안내소에서 배포하는 안내지도나 홍보물 만 있으면 여행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미리 구하기 힘들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얼마나 서성였을까, 롤 블라인드가 올라며, 관광안내소의 문이 열렸다. 나처럼 그 앞을 서성이던 외국인들이 우르르 몰려든다. 관광 아내 지도를 요청했다. 무슨 언어로 된 지도를 받겠냐고 묻는다. 한국어라고 했더니 더듬더듬 한국어를 한다. 그러면서 좋아한다. 이 사람들 나를 자신들의 한국어 상대 쯤으로 생각하나 보다. 한국어와 영어 안내지도를 받았다.
참고로 영어 안내지도는 일본인들에게 길을 물어볼 때 꽤나 유용하다.
아라시야마 가는 방법과 위치 등 몇 가지 질문을 하자 한명이 더 와서 도와준다. 참 친절하다. 한국어로 더듬더듬 설명해주지만, 친절하게 잘 설명해준다. 근데 문제는 아라시야마를 잘 모른다. 외국인 관광객이 잘 찾지 않는 곳이라서 그런 것 같다. 물론 아라시야마에 대한 정보도 있다.


밝을 때 본 교토역. 정말 컸다. 일본 역들은 대부분 쇼핑몰과 함께 있는데, 교토역은 쇼핑몰 뿐 아니라 호텔도 함께 있었다.

나는 JR센을 이용해서 아라시야마로 이동했다. 교토역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JR노선인 교토에서 아라시야마 혼센(본선)을 타고, 사가 아라시야마역에서 내렸다.


크게 보기 

다른 곳 처럼, 아라시야마에도 여러개의 역이 있다. 토롯코 아라시야마, 사가 아라시야마 그리고 그냥 아라시야마역도 2개다.
한큐 아라시야마 역은 오사카에서 접근하기 용이하고, 사가 아라시야마는 JR 노선으로 교토에서 갈 떄 이용하면 된다.
그리고 아라시야마를 벗어날 때는 일반 도로를 달리는 게이후쿠센을 이용하면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한큐센과 게이후쿠센은 간사이 스롯토 패스가 적용된다. JR 아라시야마센은 JR 패스만 적용된다)

전철에서 내려 그냥 사람들이 가는 곳을 따라가다 보니 아라시야마에 도착한 것 같았다.



아라시야마가 맞나보다. 사실 어제 계획을 짰어야 했는데...
막상 다니다 보면, 계획대로 움직일 수 없는게 여행이다.
그래서 대충 짰더니, 어디로 가야할지 조차도 모르겠다. 그냥 발길 닿는데로 그냥 돌아다녔다.



길을 잘못 들었다. 어느 골목으로 들어가게 됐는데, 좁은 길을 따라 가다보니 절이다.



정말 절은 싫다. 나라에서 지긋지긋하게 구경했다....


게다가 내가 싫어하는 계단.



여긴 절이 소박하다.



이것들은 뭐라고 불러야 할지... 너무 생소해서 이름도 모르겠다.



소박한게 이쁘다.



사찰 묘지 같다. 이런거 찍으면 안되지만, 그냥 모든게 신기할 뿐.



앞에 좀 넓은 강이 있다. 좁아 보이는데, 지류라고 해야 하나? 고등학교 때 배운게 하나도 생각 안나네.
여기서 끄적 거리다가 뒤를 돌아 아라시야마 원숭이 공원을 가기로 했다.
사실 별로 가고 싶지 않았는데, 지도와 달리 바로 옆에 붙어 있었다.


위에 저것은 원숭이 사원이다..... 사원 모양을 하고 있지만, 안에는 온통 원숭이상 이다.



돌리지 못한 사진. 확대하고 고개를 오른쪽으로 꺾어서 보면 된다.
계단은.... 원숭이 공원에 들어서자 마자 나타난 계단이다.

입장료로 500엔이나 냈는데, 등산해야 하는 건가?

몇 분이 지났을까, 표지판이 보였다.



맙소사. 중간 정도에 왼쪽을 보면... 빨간색의 긴 직사각형이 현 위치다.

한참을 더 올라가야 한다. 지금도 힘들어 죽겠는데... 500엔 내고 등산을 해야 하나 싶다.




그 빨간색의 체크포인트를 지나면, 원숭이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한다. 나는 급하게 흥분하기 시작했다.

내 눈앞에 원숭이가 있다. 너무 급하게 찍은 나머지 노출도 안맞고, 초점도 잘 안맞았다.


이 3장의 사진을 찍고, 원숭이 움직임을 살펴보고 있는데, 얘가 죽자고 덤비려고 한다.
지나가던 외국인 가족이 마치 자신들도 겪어봤다는 듯이 나를 보고 웃는다.


아까 입장하면서 나눠준 종이를 펴봤다.
원숭이와 눈을 마주치면, 싸우자는 의미라고 한다. 죽을 뻔 했다.

혹시라도 원숭이와 눈을 마주쳐서 원숭이가 그르릉 거리면, 방법은 단 하나다. 눈을 피하면 된다.



아라시야마 전경. 확대해볼 필요는 없다. 원숭이에게 쫓기듯 정상에 도착해 숨돌리면서 찍은 사진.

꽤나 작은 도시다. 그리고 현재 위치가 얼마나 높은지, 내가 왜 500엔이나 내고 여길 들어왔는지....
등산에 하면서 원숭이한테 위협당하고... 정상에 휴게소가 있는데, 원숭이들이 떼지어 몰려 있지만, 사진 찍을 기력도 없다.

그리고 눈이라도 마주치면 죽자도 덤비는데, 겁난다.





이렇게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해 있는 원숭이 밖에 못 찍었다...



아니면 낮잠 자는 원숭이들이나 찍던가...




뭔가 긴박함이 느껴진다. 겪어보면 안다. 원숭이 시선이 내쪽을 향해있다. 그것만으로도 긴박함이 밀어닥친다.
카메라 렌즈로 봐도, 예외는 없다.

급하게 찍다보니 노출이 안 맞았다. 차라리 언더라면 보정해볼텐데... 너무 오버다.
용기내서 찍다가 눈 마주치고 바로 접었다.



결국에는 다시 다른 곳을 응시하고 있는 원숭이, 주변의 건물... 이런 것들을 관람하기 시작한다.




벌레 잡는거지? 찍다가 또 눈 마주쳤다.
역시 또 오버다. 완전 수동으로 찍다 보니 이런게 아쉽다.




정상 휴게소다. 창은 철조망으로 막혀 있고, 안에서 과자, 음료수 등을 판매한다.
휴게소에서만 30분인가 있었던 것 같다. 피곤해서 였지만, 사실 무섭기도 했다.
들어가기 직전에 끝판왕 구경하다 걸렸거든...



내려오는 길 이다.
아라시야마 몬키 파꾸 갈 마음이 있다면, 올라가는 길에는 원숭이 들이 간간히 보이지만, 내려오는 길에는 거의 없다는 것을 참고!

대부분의 원숭이는 사람들이 먹을 거리를 주는 휴게소 근처에서 서성거린다.
그나마도 권역이 있어 좀 힘있는 원숭이들만 휴게소 근처에 있을 수 있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눈 마주치지 마.



아라시야마 다리. 다리 이름도 있는데, 기억이 나야 말이지... 나름 이야기가 있는 다리임.



인력거들이 보인다. 나중에 오면 한 번 타봐야겠다.
간단한 가이드도 해주는데, 일본어 부터 공부해야 쟤네들하고 무슨 대화를 하지. 그래서 다음에.



다시 다리를 건너 덴류지로 향했다. 계획에는 없지만, 정원이 이쁜 곳이라는 글을 봤다.



잘 꾸며진 절이다. 물론 입장료가 있다. 당연히 기억나지 않는다.




어딜가나 있는 돈 먹는 그것. 소원들어주는 척하면서 돈을 먹는다. 많이 먹는다.





버섯인데, 무슨 버섯이냐? 이쁘다.
덴류지 정원은 정말 예뻤다. 일본의 정원 문화는 잘 모르지만, 잘 꾸며진 정원이 보기 좋았다.



덴류지 뒤로 나가면 펼쳐지는 치쿠린. 竹林. 치쿠린이다.
특정 장소가 아니라 덴류지를 나서며 치쿠린이 펼쳐진다.
덴류지 후문으로 나가서 후문 매표소 직원에게 치쿠린이 어디냐고 물으니 바로 뒤 란다.
아까 봤지만, 설명을 듣고 돌아보니 정말 대나무 밖에 안보인다. 멍청한 정기원.



크고 작은 신사들이 종종 보였다. 역시 절은 재미없다.



치쿠린을 걷다 보면 철길 건널목이 나온다.
절에 질린 나로서는 대나무숲길과는 다른 색다른 풍경이었다. 일본 만화에서 본 듯한 시골스러운 철길 건널목.
사실 어제 나라에서도 겪어봤지만, 숲속에 있는 철길 건널목은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길 옆 턱에 걸터앉아 연사질.



전철이 지나간 후 철길... 볼품 없다. 잠시 내 머리속을 스쳐간 생각을 후회한다.



그 다리에서 성행하던 인력거들이 이 곳을 지나간다.
어제 나라보다는 몹시 편하게 다니고 있기에, 별로 타고 싶다는 생각은 안든다.
약간의 가이드도 해주는 것 같은데... 말이 통해야 알아듣지.



책에 나온 맛집.
사람이 많아 줄서서 들어가야 한다는데, 줄이 없어서 헤맸다.
책에 나온 가격을 보고 그 집을 찾아냈다. 가격은 1200엔 정도 했다.

코스 요리로 알고 들어갔으나, 뷔페식이었다.
아기자기 소꿉놀이 할 때 풀잎 접시보다 작은 곳에 분유 숟가락으로 퍼담은 것 같이 조개 껍데기보다 적은 양이 담겨져 있다.

일본음식이 대체적으로 싱겁다는 소문은 이 집을 가면 진실로 다가온다.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긴 하지만, 맛이 안난다.

아기자기 이쁜 음식들이 많고, 일반적인 안내책에 나온 대표적인 음식과는 색다른 음식이었다. 나는 그 점에 만족한다.




교토로 향하기 위해서 전철역에 다시 갔다.
제이아르 사가-아라시야마 에끼. 이거 타면 교토역 가는게 맞는지... 끝없는 불안감은 여전했다.
이 전철은 분명... 내가 타고 왔음에도 무지로 인한 불안감이 커진다.


교토역에 잘 도착했으나, 불안감 때문에 너무 서두른 탓에 시간이 애매하게 남았다.
마지막 일정은 교토역에서 신칸센을 타고 됴쿄로 가야 한다. 교토역을 너무 벗어나지 않는 가까운 관광지를 한 곳 더 가보기로 했는데...

주변은 모두 절이다!!!
절은 질리는데... 그냥 도지로 결정했다. 질려도 역에서 멍하니 있는 것보다는 낫겠지.

JR 노선이 아닌 다른 전철을 타면 갈 수 있는 도지. 그 노선을 어떻게 타야할지 막막하다.
난 아직 일본 교통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했다.

그래서 걸어가기로 했다. 꽤나 걸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역으로는 한 3개 정도 되는 거리다. 20-30분 정도 걸어서 도지에 도착했다.
물론 입장료를 받고, 매우 한적한 편이었다.

200엔이나 내고 들어가자 마자 내가 한 건... 



가방을 풀고 쉬는 것 이었다.

55리터 짜리 배낭은 약 18kg. 출발하기 바로 전, 무게를 달아보고 20kg 넘는 무게 때문에 급하게 노트북을 뺐다.
카메라 가방겸 여행정보를 담고 있는 책과 인쇄물을 담고 있는 카메라 줌백까지 더하면 20kg이 넘는다.
저 덩어리를 짊어지고 이틀동안 걸어다녔다. 다시는 쓸모없는 옷을 챙기지 않으리라. 렌즈는 최소한 가볍게....
그리고 마지막으로 삼각대. 이건 정말 심각하게 고려해보자.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다. 맨프로또는 아니지만, 그래도 짐은 짐이다.




뭐 그 동안 본 절보다는 조금 크긴 한데... 별거 없다. 역시 절은 나와 안맞나 보다.

난 사실 이런 관광지보다 사람 사는 풍경이 좋다. 사실 고생은 했지만, 어제의 나라 여행이 더 재미있었다.

교토여행은 그만 접어야 겠다. 폐장시간도 다가온다.




어제 예매해놓은 신칸센표. 구멍이 뚫린건 이미 개찰구를 통과했다는 의미.

조그맣고 사람들이 담배를 피는 모습이 보이는 커피숍을 찾아 들어갔다.

일본 커피숍들을 돌아다니면서 가장 혼란스러웠던건...

그냥 다방이나 별 다방이냐의 의문.
가만히 앉아 있으면 주문을 받으러 오는지, 아니면 주문을 해서 받아와야 하는지...

이 곳은 주문 받는 곳이더군.

아이스 티를 주문하며 향이 첨부된거냐 하니까 아니란다.
무슨 홍차냐고 묻는데, 너무 무리한 대화를 시도했나 보다. 꼬인다. 종업원 얼굴도 꼬인다.

그냥 달라고 하고, 기다렸다.



역시 일반 홍차는 따뜻해야 좋은 것 같다. 시럽을 타기에는 너무 느끼하고... 그래도 시럽을 약간 탔다.

시원하다. 커피를 별로 안좋아하기에... 맹물은 좀 그렇고. 흡연도 가능하고. 시간 죽이기 좋다. 여행가서 시간 죽이는게 좋다니...



교토역사의 신칸센 타는 승강장.

위사진의 하얀 건물이 교토역사. 정말 크다. 호텔, 쇼핑몰, 역사가 같이 있다. 호텔 이름이 기억이 안나네.
아래사진의 왼쪽에 있는 까만 건물이 내가 묵었던 호텔이다.

비교적 높은 곳에 역이 있으나, 전망은 그다지 좋지 않다.



역이 너무 큰 탓에 주변에 보이는건 큰 건물들 뿐.


시간보다 조금 빨리 올라간 탓에 기다리는 동안 승강장에서 다양한 형태의 열차들을 구경했다.

지하철에서 봤던 광고로 JR700. 신형 열차인가 보다.




노조미의 이름을 달고 있지만, 내가 탄 열차는 아니다. 그냥 찍어봤다.
금연 마크가 우리나라처럼 형식적인게 아니라 흡연칸이 따로 있다.
위에 표를 잘 살펴보면 금연마크에서 동그라미가 없다. 흡연칸이라는 얘기.

플랫폼 구경이 지겨워질 무렵, 내가 탈 열차가 승강장에 진입한다.

나는 흡연칸에 탑승했다. 그냥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열차에 들어서자마자 정말 죽는 줄 알았다. 공기정화기가 달려 있으나, 눈이 맵다.

5명씩 20줄 넘게 있는데, KTX보다 넓고 좋지만, 눈이 아프다. 담배 피느라 잠도 안잔다.
자리도 창가쪽이 아니라 카메라도 못 꺼내고, 2시간을 그렇게 보냈다.
그래도 좋은 호기심 하나 해결했다.

도쿄역에 도착했다. 승강장에 흡연구역이 꼭 있다. 몰래 찍느라 흔들렸네.



역 내부. 퇴근하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예약한 호텔은 이케부쿠로역 근처에 있는 호텔이었다.
이케부쿠로역에서 호텔까지 걸어가는 동안 주변이 온통 오락실 이었는데, 간간히 덩어리들도 보이고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결국 호텔까지 가는 과정은 카메라도 못 꺼내고, 호텔 찾기에 집중해야 했다.

호텔을 찾았다. 호텔 데스크에는 영어를 잘하는 동남아 사람이 날 맞이하고 있었다. 발음은 엉성하지만, 나보다 훨씬 낫다.

호텔방은 형편없었다. 침대 수면등은 너덜너덜... 차라리 없는게 낫다. 냉장고는 전원 조차 안들어오고 있었다.
전화기도 고장나 결국 1층으로 내려가 그 동남아 사람을 들볶았다.

앞동이 원래 호텔이며 본점의 건너편에 있는 지금 이 호텔을 얼마전 인수해서 조만간 리모델링을 들어간다고 양해해 달라고 한다.
지금 내가 불편한데, 전화도 안되고 어쩔 거냐고 따지듯 공격했으나, 양해해 달란다.
별 수 있나. 지금 와서 숙소 바꾸는 것도 일이고... 
전원이 켜지지 않던 냉장고는 전원버튼이 따로 있었다....... 바보.

늦은 시간. 배가 고팠다. 나가는 길에 그 동남아 사람을 붙들고 또 괴롭힌다.
이 근처에 맛나는 식당 있냐고 했더니, 뭘 먹고 싶냐고 묻는다. 라면이나 우동 뭐 그런거 말했더니 규동과 라멘집을 알려준다.

일단 규동을 한 번 시도해보기로 했다.
사실 라멘집을 가려고 했으나, 못 찾았다.



제일 큰 그림으로 있는 걸 시켰다. 옵션이 붙어 있는데, 교토에서 이미 한 번 겪어본 터라 그 옵션은 별로 유용하지 않았다.
옵션이 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무조건 옵션 없이 본 요리만! 나중에 알고 보니 밥 곱배기 옵션도 있었다.

제법 그럴싸한 음식이 나왔으나... 숟가락이 없다.



저 군침도는 음식을... 젓가락으로만 먹어야 한다.
밥은 압력밥솥밥이 아니라 술술 떨어지고... 고문이다.


Posted by jk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