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을 빠져나와 이케부쿠로역 앞에 있는 커피숍에 들렀다.
오늘의 짐은 55리터 가방에 렌즈 파티션 하나만 들어있다. 가방은 엄청 큰데 내용물이 부실해서 빈가방 짊어지고 다니는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일정을 대충 검토해봤다.
사실 머리속에는 동선이 떠오르지만, 처음 와보는 일본에 간사이를 벗어나 도쿄도 처음. 이동시간을 가늠할 수 없어 답답하다.
대충 동선만 정하고 탄력적으로 움직이기로 계획을 세웠다. 시간이 남을 경우를 대비해서 가고 싶은 곳을 억지로 몇 곳 더 뽑아놨다.
이케부쿠로역 앞 횡단보고에서.
이케부쿠로역 앞 횡단보고에서.
사실 이 사진은 날씨가 너무 좋아 카메라 노출 좀 알아보려고 세팅하면서 찍은거다.
하지만 저 할아버지가 범상치 않았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좌우로 움직이시며 어쩔 줄 몰라 하신다. 사실 난 할아버지를 찍으려고 한게 아닌데...
그리고 저 자세. 자연스러우셨으나, 카메라를 들이대자 좌우로 움직이시다가 저렇게 다리가 모아지셨다. 담배도 어색한 자세로..
우선 우에노 역 근처의 시장을 찾아가기로 했다.
우에노 역에 붙어 있는 육교에 까마귀 한마리가 시끄럽게 울고 있었다. 일본은 이상하게 까마귀가 많았다.
하지만 저 할아버지가 범상치 않았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좌우로 움직이시며 어쩔 줄 몰라 하신다. 사실 난 할아버지를 찍으려고 한게 아닌데...
그리고 저 자세. 자연스러우셨으나, 카메라를 들이대자 좌우로 움직이시다가 저렇게 다리가 모아지셨다. 담배도 어색한 자세로..
우선 우에노 역 근처의 시장을 찾아가기로 했다.
우에노 역에 붙어 있는 육교에 까마귀 한마리가 시끄럽게 울고 있었다. 일본은 이상하게 까마귀가 많았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고 보면 됩니다.
우에노역 근처 시장의 입구. 고가 밑으로 작은 상점들이 밀집해있다.
일본에는 자판기가 굉장히 많다. 나라에서 대낮에도 인적이 드문 곳에 자판기가 있었다.
이렇게 시장 같은 번화가에 자판기가 없을 리가 없다.
일본에는 자판기가 굉장히 많다. 나라에서 대낮에도 인적이 드문 곳에 자판기가 있었다.
이렇게 시장 같은 번화가에 자판기가 없을 리가 없다.
그런데 여기 자판기에는 참 특이한 상품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350ml 콜라와 500ml 콜라가 120엔으로 같은 가격이다.
이왕이면 양 많은게 낫지 않겠어?
하지만 그건 실수였다!
하지만 그건 실수였다!
콜라의 양은 너무 많았고, 마개도 없는 그 캔콜라를 해치우느라 나는 한자리에 서서 계속 콜라를 마셔야만 했다.
아래 사진은 그 콜라를 마시다가 찍은 사진이다.
나중에 생각해 보면 그 콜라 덕분에 밥 한끼 값을 아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되겠지만... 너무 힘들었다. 안그래도 탄산 싫은데.
철교 밑으로 계속해서 시장통이 이어진다.
나중에 생각해 보면 그 콜라 덕분에 밥 한끼 값을 아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되겠지만... 너무 힘들었다. 안그래도 탄산 싫은데.
철교 밑으로 계속해서 시장통이 이어진다.
일반적인 시장이긴 하지만, 붐비는 매력이 없어서 금방 빠져나와 비너스 포트로 향했다.
굉장히 허접한 열차를 타고간다. 여러 차량이 연결된 기차인데, 바퀴가 타이어 달린 일반 바퀴고, 바닥은 철로가 아닌 콘크리트 바닥이다. 타이어에 눌린 흔적이 자꾸 눈에 거슬린다.
레인보우 브릿지. 그 요상한 열차는 이 다리를 건넌다. 춤추는 대수사선에 나오는 그 다리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이름은 같다.
확 트인 공간이 마음에 들고, 다리가 그렇게 예쁜 편은 아니지만 흰색과 파란하늘이 매력적이었다.
저 다리를 이쁘게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의자에 앉아 짐을 꺼내기 시작했다. 크게 보면 카메라 파티션과 삼각대로 2 덩어리지만, 그 파티션 안에는 3개의 렌즈와 플래시, 블로워, 브러시, 배터리 AA 12개, 카메라 배터리 2개가 들어 있다.
그 조잡한 짐 속에서 블로워를 꺼내 먼지를 털어내고, 융을 꺼내 필터를 닦아가며 렌즈를 교체하고 사진을 찍으려 했더니 손님이 와 계신다.
아래 분홍색 옷. 운전을 할 때나 사진을 찍을 때나 난 비켜달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냥 기다린다. 그래서 그냥 기다렸다. 저 사람이 사라질 때 까지... 멍하니 앉아 있는데, 갈 생각을 안한다. 결국 저 사람을 찍기 시작했다.
밤에 와서 찍으면 그럴싸 하겠다. 밤에 왔는데, 불 안켜져 있으면 어쩌지.... 어차피 유리모 패스 있으니까 밤에 또 오기로 결심.
레인보우 브릿지. 그 요상한 열차는 이 다리를 건넌다. 춤추는 대수사선에 나오는 그 다리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이름은 같다.
확 트인 공간이 마음에 들고, 다리가 그렇게 예쁜 편은 아니지만 흰색과 파란하늘이 매력적이었다.
저 다리를 이쁘게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에 의자에 앉아 짐을 꺼내기 시작했다. 크게 보면 카메라 파티션과 삼각대로 2 덩어리지만, 그 파티션 안에는 3개의 렌즈와 플래시, 블로워, 브러시, 배터리 AA 12개, 카메라 배터리 2개가 들어 있다.
그 조잡한 짐 속에서 블로워를 꺼내 먼지를 털어내고, 융을 꺼내 필터를 닦아가며 렌즈를 교체하고 사진을 찍으려 했더니 손님이 와 계신다.
아래 분홍색 옷. 운전을 할 때나 사진을 찍을 때나 난 비켜달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냥 기다린다. 그래서 그냥 기다렸다. 저 사람이 사라질 때 까지... 멍하니 앉아 있는데, 갈 생각을 안한다. 결국 저 사람을 찍기 시작했다.
밤에 와서 찍으면 그럴싸 하겠다. 밤에 왔는데, 불 안켜져 있으면 어쩌지.... 어차피 유리모 패스 있으니까 밤에 또 오기로 결심.
자꾸 시야를 가려서 결국 포기하고 렌즈를 다 챙겨서 가방에 넣고 떠나려 할 때, 저 여자도 거길 떠났다.
어차피 밤에 다시 올거니까....라고 자위해본다.
나는 앉아 있고 싶었던 것 같다. 앞으로 나가서 사진을 찍어도 되지만, 앉아 있는 그 순간이 나는 너무 행복했다.
어차피 밤에 다시 올거니까....라고 자위해본다.
나는 앉아 있고 싶었던 것 같다. 앞으로 나가서 사진을 찍어도 되지만, 앉아 있는 그 순간이 나는 너무 행복했다.
앉아서 쉬다가 찍어봤는데, 내 실력으로는 어림 없다. 그 여자 때문이 아니라, 내 실력이 문제였다. ㅋㅋ
가짜 자유의 여신상. 크기는 그렇게 크지 않다. 카피 한거라고 한다.
난 진짜... 사진을 너무 못 찍는다. 레인보우 브릿지와 가짜 자유의 여신상.
가짜 자유의 여신상. 크기는 그렇게 크지 않다. 카피 한거라고 한다.
난 진짜... 사진을 너무 못 찍는다. 레인보우 브릿지와 가짜 자유의 여신상.
후지TV 방송국. 들어가볼까 하다가 돈 내야 한다고 해서 포기.
비너스 포트. 쇼핑하기 좋다는데, 볼거리 먹거리도 많다 하여 와봤다. 들어서자 마자 토요타 전시관이 눈에 띈다.
토요타의 다양한 차들과 2000년대 들어 도전한 F1 체험 행사, 상영 행사 등이 있었다. 워낙 일본 차에 관심이 없다 보니...
이 곳은 쇼핑몰.... 사진으로만 보고 유럽형 건물들과 파란 하늘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곳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저 하늘은 페인트 였으며, 진짜 하늘은 없었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두웠다. 조리개 쪼이고 장시간 노출 시키면 이쁘게 찍을 수 있었겠지만, 내가 찍는 사진 만큼은 여기가 가짜 하늘이라고 표현하고 싶었다.
가짜, 가짜, 가짜... 전부 다 가짜.
대관람차를 보는 새로운 시선. 남구와 함께 했으면 뛸 듯이 기뻐하며 타자고 난리쳤을 텐데....
무인으로 운영되는 요상한 열차에서 찍은 사진.
열차가 레인보우 브릿지를 다 건너갔을 무렵, 창 밖으로 도쿄 타워가 눈에 들어왔다.
생각해 보니, 여행 정보를 수집하면서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곳 이다.
음... 저기나 한 번 가볼까?
페인트에 배신당한 후 비너스 포트에서 너무 빨리 뛰쳐나온 나는 도쿄타워를 가보기로 했다.
도쿄타워는 눈으로 보기에는 멀지 않은 거리에 있어 보였다.
도쿄타워 방향으로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아파트, 공장... 불안한 기운이 감돈다.
나라에서 처럼 걷기만 하다 끝나는건 아닐지 걱정이 된다.
그리고 도쿄 타워. 건물들 사이로 간간히 보이긴 하는데, 한참을 걸어도 크기가 같다. 더 커지지 않는다.
아직 멀었다는 것 이다.
걷다가 전철역을 발견. 전철역 역무원에게 도쿄타워 가는 교통편을 묻자... 당황해 한다. 물론 정기원식 영어였다. 유명한 곳 근처 역무원은 영어를 잘하지만, 유명한 관광지가 아닌 곳의 역무원은 영어가 많이 서툴렀다. 버스를 설명해 주고 싶었는지 나를 밖으로 데려 나가 알려주려 하다가 말이 잘 안나오는지, 결국 모르겠다며 도망갔다. 괜히 미안해진다...
결국 같은 방향으로 다시 걷기 시작했고, 나는 햄버거집을 발견하고 들어갔다.
뭐 먹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아침에 콜라 500ml에 화끈하게 당한 탓에 아이스 티를 시켰다.
맞은편에 내 친구 배낭 짐이 없는 탓에 푹 꺼져있다.
햄버거 먹고 다시 출발. 한 20-30분 정도 걸었을까..
저런 모양새는 분명 도쿄타워가 가깝다는 의미다. 높이를 봐서는 등산 같은건 안해도 될 것 같다.
왜곡으로 도쿄타워 난쟁이똥자루 만들기. 셔터 몇 번 누르고 거기리 떠났다.
오는 동안 도쿄타워에 대한 환상은 다 깨지고, 악만 남았었다.
아까는 이 근처에 무슨 역이 있는지 몰라서 걸어왔지만... 사실은 가까운 줄 알고 걸어왔다. 이 근처에서 역만 찾으면 전철타고 시부야를 한 번 가보리고 했다.
왠지 우리나라 고궁같이 생겨서 찍었다.
시부야에는 밤낮으로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횡단보도 신호등이 녹색불로 바뀔 때 마다 토요일 저녁 신촌현대백화점 앞에 모인 사람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쇼핑몰들이 많았다.
중간에 여행정보 부족으로 인터넷을 쓰고 싶었다. 시부야 거리에서 그나마 대학생 처럼 생긴 여자를 붙들고 인터넷 카페가 어딨는지 아냐고 물어봤다. 못알아 먹는다. 인터넷을 쓸 수 있는 곳? 네트워크 작업이 가능한 곳? 다 못알아듣는다. 혹시 인따네또 카뻬는 아닐까 싶어, 인따네또 까뻬가 어딨냐고 하니 알아들었나 보다.
내 의사를 전달하는데 성공했지만, 그 아가씨... 인따네또 까뻬가 어디있는지 모른단다.
결국에는 인터넷 사용을 포기했다. 다음 일정이 없다... 초밥집에는 사람이 너무 많고. 배도 별로 안고프다.
이번 여행은 음료수 투어에 가깝다.
하얀마음 백구.
미안.....
정말 힘들게 찾아갔다. 아이디어, 디자인 소품을 전문으로 파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봤는데, 시부야 구석에 있다.
한참을 헤매이고 또 헤매이다가 겨우겨우 찾았다. 그냥 텐바이텐 같은 수준.
실내 촬영 양해를 구해봤지만, 안된단다. 밖에서 찍은 사진으로 만족.
여긴 안들어가봤다. 왠지 들어가면 인형 하나 들고 나올 것 같았다.
왠지 디즈니 스토어도 사진 촬영은 안될 것 같아, 밖에서 셔터질..
시부야의 밤거리.
시부야는 밤에도 사람이 많았다. 하루 종일 사람이 많다.
신촌 현대 앞에 모여있는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신호 때 마다 횡단보도를 건넌다.
저 아저씨, 낮에 다른 곳에서 봤던 것 같은데...
도쿄의 지하철 역들 대부분은 대형 쇼핑몰과 함께 물려 있어, 출구가 한두개가 아니다.
그리고 사철과 국철이 복잡하게 혼합되어 있어서, 입구로 들어간다 해도, 지하철 타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다.
시부야를 뒤로 하고, 레인보우 브릿지로 다시 향했다.
생각보다 야경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내 머리속에 '춤추는 대수사선'의 영향 때문인지, 레인보우 브릿지에 대한 환상이 컸나 보다.
아무래도 내 머리속에 '춤추는 대수사선'의 영향 때문인지, 레인보우 브릿지에 대한 환상이 컸나 보다.
레인보우 브릿지를 뒤로하고 일본에서 유학 중인 종현이형을 만나 보기로 했다.
미리 연락을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일본에 계시는데 한 번 만나뵙는게 좋지 않을까 했다.
그리고 나는... 어질어질한 경험을 한 번 했다.
시작은... 신주쿠 역 근처에서 인사 사고가 나면서 시작되었다.
나는 전적으로 이 모든 일이, 그 사고로 인해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나비효과를 억지로 끼워 넣는 중...)
나는 종현이형에게 연락을 취하며, 형을 만나러 가고 있었다.
요요기 역에 멈춰선 전철은 문을 연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나는 멀뚱멀뚱 음악을 들으며 앉아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꾸준히 내린다. 뭔가 방송을 하는 것 같지만...
어차피 이어폰을 뺀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내가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차해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나도 내렸다. 이대로 앉아 있다가 언제까지 앉아 있어야 할지 모를 것 같았다.
개찰구에서는 무슨 표를 나눠주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 처럼 난 표를 받아서 사람들을 따라 갔다.
사람들은 지하로 내려갔고, 다른 노선을 타는 것으로 추정됐다.
나 역시 오에도센으로 내려가며 종현이 형과 통화를 하고 있었다.
얼마나 내려갔을까... 전화가 끊긴다. 지하에서의 휴대전화 품질은 그리 좋지 않았다.
나는 카메라를 공중전화기 위에 올려놓고 동전을 꺼내기 시작했다.
과연 기본료는 얼마일까... 처음이었다. 공중전화 사용.
10엔. 그런데 휴대전화라 그런지 동전을 막먹는다. 진짜 막 먹는다.
약 100엔 이상을 소모하고 말을 끝내지 못하고 끊었다.
결론은 종현이형이 시간이 안되니, 다시 전화해 약속을 잡기로.
호텔로 가기 위해 다시 플랫폼에 섰다.
어차피 JR 야마노테센은 멈춰 있으니, 이거 한 번 타보자. 어차피 공짜 같은데..
어라... 뭔가 허전하다.
아. 어깨에 있던 카메라. 허겁지겁 뛰어갔다.
카메라가... 없다.
난 황급히 역무실에 가서 나의 상황을 설명한다.
나의 짧은 영어는 역무원을 이해시키기에 부족했다.
그 분 역시, 답답했는지... 사고 장소로 데려간다.
몇 가지 몸말을 선보이자 그는 알았다며, 분실 신고를 접수해줬다.
아직 못미더워, 역무원에게 가까운 경찰서의 위치를 물었다. 뭐라고 하는데, 못알아듣겠다.
일단 역을 나가니 코 앞에 있다. 파출소에 가서 또 반복.
젊은 경찰관이 친절하게 나의 언어를 이해해줬다.
분실신고서를 작성하는데, 28,000엔이라 적은 금액에 계산을 해보고 0을 하나 더 붙이는 모습을 보고 다소 당황한 기색이다.
솔직히 나도 28,000엔이면 포기했을 거다. 우리나라 생각하고.
내가 왜 파출소에서 그 진상을 떨고 있겠나...
어디다 전화를 하더니 나를 바꿔준다.
한국말로 또박또박 말하는데, 경찰 통역센터란다. 허허.
여행자 보험을 들지 않았냐며, 분실 접수 번호를 알려준단다.
난 그런거 가입한 적 없다. 그래도 한국어가 통하니 편하다.
한참을 실랑이 하던 나는 분실신고와 도난신고의 차이는 내가 조금 더 체류하며 조사를 받아야 한단다.
그냥 분실신고로 한다고 했다.
모든 과정이 끝난 후, 파출소 담당자 연락처를 쪽지에 적어 여권에 끼워놨다.
카메라 찾기를 포기하고, 어머니께 전화를 했다. 카메라 잃어버렸다고.
사실 혼자 갔는데, 너무 외로웠다. 처음이었다. 외롭다는 느낌. 어머니께 전화를 드리고 후회했다. 괜한 걱정하게 만든 것 같다.
문자도 온다. 너무 상심하지 말라신다. 더 상심한건 어머니 같다.
호텔로 돌아가려 다시 요요기역 역무원에게 가서 다시 한번 물었다.
카메라를... 찾았단다. 시오도메 역에 있다네. 빨리 가란다.
아까 분과 달리 이분은 영어를 알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한다.
내가 말하는 내 언어가 영어가 아니라 그런가?
(내가 내 언어로) "일단 파출소 가서 분실신고를 취소해야 한다."
(역무원이 일본어로) "시오도메 역으로 가라!"
일단 억지부리며 파출소 가서 취소하고 시오도메역 분실물센터에 갔다. 내 카메라가 보인다. 아무 흠집하나 없이, 온전하게 날 기다리고 있다. 여권으로 나임을 확인하고 찾아왔다.
역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려 카메라를 찾았다고 말씀 드렸다. 다행이다.
카메라를 찾았다는 것 보다 어머니를 안심시켜드릴 수 있다는게 다행이다.
그리고 내 카메라에는 아래 사진 한 장이 추가되어 있었다.
야경을 찍은 후라 셔터스피드를 좀 늦춰놨던 탓에 장노출 사진이 찍혔다.
시오도메 역을 가느라 오에도센을 탔다. 일본 전철 시스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도쿄에서는 JR만 고집하고 있었다. 환승을 위해서 밖으로 나가지 않고 갈아탈 수 있는 역이 있기도 하지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표를 사서 갈아타야 하는 노선도 있었다. 이걸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몰랐다.
카메라 찾으러 가느라 오에도센을 타봤는데, JR 보다 빨랐다. 물론 오에도센과 JR 야마노테센은 표를 새로 사야하지만, 확실히 빠르게 이동할 수 있었다. 이케부쿠로 호텔 까지도 오에도센으로 이동해서 환승했다. 신쥬쿠까지 가서 신쥬쿠에서 이케부쿠로까지 JR 야마노테센을 이용했다. 하지만 여전히 지하철 환승에 관한 지식이 없어서 쉽게 덤비지는 못하겠다.
정말 정신없는 하루였다. 호텔에 도착하니 11시가 넘었다. 긴장이 풀리니까... 배고프다.
뭔가 먹어야 겠는데, 아까 너무 긴장한 탓에 어지러워.
오늘은 라멘집에 다시 도전해 봤다. 어렵지 않게 찾았다.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사진이 가장 큰 라멘을 시켰다. 내가 생각했던 일본 라멘은 아니지만, 상당히 맛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