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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29 [2007년 09월 25일] 오사카-도쿄 1일차 - 출국, 오사카
여행기2008. 6. 29. 12:49

막연한 시작. 그게 이번 여행의 시작이었다. 늘 연구실 일에 찌들어 있던 나는 약 4차례에 걸쳐 시도했다가 무마된 일본 여행을 다시 도전해봤다. 이번에는 나 홀로 여행.

사실 추석 연휴에 가는거라 누군가 같이 간다는 것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추석 연휴가 끝난 뒤 목요일, 금요일은 연구실에 출근해야 하지만, 난 그 날을 무시하기로 했다. 로밍도 해가야 했다. 지난 중국 여행에서 어떨결에 로밍을 했다면, 이번 여행은 쿄수님 전화를 받기 위해서  로밍을 해갔다. 전화벨 소리 나오기 전에 나오는 로밍 안내멘트를 뺄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약 1주일간 일하며 중간중간 일본 여행 안내 사이트를 보며 여행 계획을 짰다.

사실 그 동안 수차례에 걸쳐서 가려다가 실패한 숙원을 푼다는 것 보다는 일본 항공권이 싸서 일본을 선택한 것도 있다. 거기다 무비자. 일본 항공권 중에 나고야가 제일 쌌다. 나고야... 들어보지도 못한 도시. 사실 이런 여행이 재미있긴 하지만, 한국으로 여행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중해야 했다. 일단 코스를 짜봤다. 나고야는 처음 들어보니까, 나고야>도쿄 or 나고야>오사카를 할까 하다가, 오사카>나고야>도쿄로 큰 틀을 잡았다. 하지만 일정은 너무 짧았다. 이래저래 알아보다 보니 나를 자극한 싼 항공권의 나고야는 빠지고 오사카>도쿄가 되어 있었다. 오사카는 책도 샀는데, 온통 먹거리 광고로 넘쳐나고 있었다. 볼거리가 없는 것 같아 교토와 나라를 추가했다. 첫날 밤에 오사카 대충 돌아보고, 하루는 교토, 하루는 나라, 도쿄는 이틀, 마지막 날은 공항가서... 알다시피 난 늦어도 출발시간 4-5시간 전에 공항에 가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
이렇게 큰 동선이 나오면서 세부적인 동선도 짜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어려운 것 이라면, 가볼 곳이 너무 많다는 것.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했다. 사실 교토와 나라는 온통 절 뿐이었다. 절 말고 시장 같은 곳 없나...

드디어 출발날이 다가왔다. 오전에 차례를 지내고 집으로 가서 대충 짐을 쌌다. 55리터짜리 배낭에 간단한 옷과 여러가지 챙기고 카메라 파티션 가방을 넣으니 꽉 찬다. 노트북까지 넣고 무게를 재보니까 20kg. 노트북을 뺐다. 그래서 약 18kg 정도. 차마 삼각대는 포기할 수 없었다. 이번에 가져가려고 특별히 새로 산 작은 삼각대. 배낭을 어깨에 짊어지니 휘청한다. 무겁다. 그리고 카메라 크로스백까지... 이건 여행이 아니라 이사 같다.

출발시간은 5시 55분. 난 이미 2시가 조금 안된 시간 인천공항을 서성이기 시작했다. 지난 번 중국 여행 트라우마가 강하다.
티켓팅을 하면서, 얼떨결에 짐을 뺏겼다. 물어볼 틈도 없이, 나도 모르게 가방에서 파티션과 여행책을 빼고 짐칸으로 보내버린 것 이다. 쇼핑백을 하나 사야했다. 쇼핑백 하나 사는데도 나의 취향이 적용된다. 여러 상점을 들러본 후에야 포기하고 적당한 것으로 구매했다.

세관에 내가 갖고 있는 카메라와 렌즈 시리얼을 등록하고, 검색대를 어렵지 않게 통과했다. 면세점에 들러 담배를 사고, 다음 라운지 이용권을 미리 뽑아가서 시간을 보냈다. 여행 스케쥴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 하지만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행기 놓치는 것보다 훨씬 나은 선택이다. 5시가 조금 넘은 시간 난 움직이기 시작했다.



게이트 앞에는 역시 나 밖에 없다. 직원도 없다. JAL. 일본 항공기는 어떨까...

탑승이 시작되고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중국항공기 승무원보다 못 생겼다. 비록 중국항공사가 이쁜 여자를 뽑는다지만, 여긴 아줌마들. 뭐 승무원 때문에 비행기 타는 건 아니지만, 대한항공과 비교해 너무 달랐다.

기내식은 그럭저럭. 오사카까지는 금방 도착했다. 칸사이 공항. 새로지은 공항인지 내부에서 돌아다니는 이상한 열차를 타고 이동해야 했다. 한국인을 웅성이게 만든 지문을 찍기 등 입국 절차가 끝나고, 공항 탈출. 사실 난바까지 뭘 타고 가야할지 정하지 못한 상황이었고, 마지막 일정을 확인하면서는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나가자 마자 보이는 표지판은 철도 타러 가는 곳을 알려주고 있었다. 게다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구분이 안가는 끊임없이 보이는 한글들. 모든 표지판에는 한글이 써 있었다. 저 철도라 함은 라피토를 말하는 건가...



라피토였다. 표를 사려고 서성거리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어떤 버튼을 누르자, 표 판매기 중간에서 갑자기 사람이 튀어나온다.
아무튼 자동 판매기 이용을 포기하고 사람이 보이는 판매소로 가서 난바라고 말하자, 역시 이마에 외국인이라고 써 있는지 계산기를 꺼내들어 두들기더니 가격을 알려준다. 내가 궁금했던 라피토 알파와 베타의 차이는 물어볼 수도 없었다. 짧은 영어와 전혀 모르는 거라고 표현하는게 맞을 듯한 일어실력은 내 입을 닫아버렸다. 그래도 표는 살 수 있었다. 출발까지 10분 정도 여유가 있었다. 음료수라도 사서 타려고 했는데, 음료수 종류가 많은게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 일단 열차에 올랐다. 좀 웃기게 생긴 열차. 만화에나 나올법하게 생겼다.




열차는 꽤나 깔끔했다. 텅 비었던 열차는 출발시간이 가까워 지면서 하나둘 사람이 차기 시작했다.



내가 도착한 곳은 난카이 난바 역. 어디로 가야 하지? 머리 속이 하얗다. 일단 주위를 두리번 거리니 시장통이 보인다. 하지만 가까이 가서 입간판을 보니.... 센니치마에가 아니다. 센니치마에가 어디지. 일단 대충 사진을 찍어대기 시작. 모든게 신기하다.



한참을 헤매다가 센니치마에에 도착했다. 도착도 아니다. 그냥 다 연결이 됐다.



센니치마에라고 써 있네~ 단순히 간판일 뿐...



참 특이한 사람이 많았다. 저 사람은 분명 남잗. 옆에 여자는 애인인지 모르겠는데 일행.

센니치마에가 어딘지 파악하고 도톤보리 강 위치를 잡을 수 있었다. 그 유명한 비꾸카메라. 길을 건너 도톤보리 쪽으로 건너갔다.



별거 없다. 온통 먹거리들 뿐... 맛있는 타코야끼 집이 어디 있다고 했는데..... 



한참을 얼쩡거리다 결국에는 타코야끼 집 찾기는 포기했다.



비꾸 카메라를 찍고, 센니치마에센 이마자토에끼로 간다. 그 곳에는 숙소가 있다.




공항에서 타고온 철도처럼 한글이 많이 써 있다. 친숙하다. 칙칙하지만, 색이 다르다.



민박집 주인에게 물어봐 근처 대형 마트에서 구매한 저녁거리. 내일 들고다닐 음료수까지.
신중을 기해 골라봤으나,푸딩 빼고는 다 맛없다.



방에서 보아는 야경. 아무것도 안보이지만, 티븨에서는 뭐라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카메라만 눌러댔다.


Posted by jk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