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 판에 파장을 일으킨 글이 하나 올라왔다.
4년간 교제를 했고, 명절 때 집에 가서 일도 해줬는데, 갑자기 연락이 끊기더니... 이별통보.
그리고는 난데 없이 한 여자를 임신 시켰고, 그 여자와 결혼하겠다는 남자.
알고 보니, 그 남자는 양다리였다고 짜증내듯이 털어놨다고 한다.
그리고 그 글은 4년 동안 교제하다 버림 받은 여자의 친구가 한풀이 하듯이 올린 글 이다.
그 사람들을 어떻게 하겠다는게 아니라, 욕이나 실컷 해달라 그런 의미였던 것 같다.
사실 그 친구가 결혼한다는 여자에게도 그 동안의 일을 말했고, 남자에게도 말했다고 한다. 이미 할만큼 했다는 거다.
문제는 그 다음에 시작된다.
그 여자가 이미 짝이 있는 남자를 뺏어왔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남자가 잘못했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그 글에 있는 '콩알이 아빠'라는 키워드 하나로 그 남자의 싸이를 찾아내기 시작하더니, 그 여자의 싸이까지 들어가서 쑤시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 여자와 남자의 사진을 게시판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 있다가는 그 여자의 친구 싸이까지 뒤져서 집 전화번호까지 알아냈다. 그러더니 주거지역과 둘 다 선생님이라는 직업까지 밝혀졌다.
우리나라 네티즌들 정말 대단하기도 하지만, 무서울 정도의 수사(?)능력.
그런데, 그 여자 싸이와 남자 싸이가 초토화 됐다. 남자 싸이는 하루에 만명이 넘는 방문자가 방문하고 있다. 초기에 방문자수가 만도 안됐는데, 지금은 3만이 넘어간다. 여자는 도메인이 없는 관계로 적긴 하지만 만만치 않다.
게시판에는 남자의 외모를 가지고 비하가 시작됐다. 대단한 얼굴인 줄 알았는데, 돼지라는 둥.
그리고 여자 싸이에는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 댓글들이 달렸다. 나가 뒤지라는 말부터 시작해서, 부모님 욕, 그 여자가 임신한 '콩알이'가 불쌍하다고... 난리가 났다.
군중심리일까? 욕만 수백개가 댓글로 달려 있다. 그 중에 자기 이름을 떳떳하게 밝히는 사람은 몇 명 안된다. 굳이 자신을 밝힐 필요는 없다. 하지만 로그인을 안함으로서 법 망을 한 번 피해보려는 마음과 자신의 행동을 은폐하려는 행동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남자가 욕을 먹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여자가 남자에게 애인이 있는지 없는지 알고 교제를 시작한건지 아닌지 아무도 모를텐데. 여자한테까지 그렇게 욕을 할 필요가 있을까?
사실 생각해보면 연인사이에서 그런 일이 없다는 보장도 없다. 댓글들을 보면 같은 경우를 겪은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런데 그렇게 까지 욕을 하면서, 사진까지 계속 퍼다 나를 필요가 있을까 싶다.
그 사람들을 감싸고 싶은 마음은 없다. 하지만 답답한 세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그렇게 푸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고, 그 사람들 과연 얼굴 들고나 다닐 수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대응 자세를 봐서는 당당하게 다닐 것 같긴 하다.
마녀사냥.
꼭 옳은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그들이 아무리 잘못을 했더라도, 최소한 그들 사건을 아는 대부분의 네티즌에게 돌을 맞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사생활이니까. 민중의 심판으로 욕을 먹는 것 까지는 좋다 하더라도, 전국민이 그들을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하찮은 바람둥이일 뿐 이니까. 결국 그 바람기가 또 펄럭거릴 때 쯤, 그 여자도 버림 받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