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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04 춘천의 장수닭갈비 6
여행기2010. 8. 4. 01:29
춘천하면, 닭갈비가 생각난다.



보통 방송에서는 춘천 명동 닭갈비 골목을 찾아가곤 하는데,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으로 명동에서 맛있는 집은 한번도 못봤다.
대부분 서울보다 못해, 강촌이나 유명 관광지에 있는 맛없는 집과 같은 맛이 난다. 바글바글 장사도 잘 되지만, 내 취향은 아니었다.

내가 자주 가는 곳은, 온의동이라는 곳에 위치한 '장수닭갈비'다.
46번 국도 상 팔미삼거리에서 춘천쪽으로 빠져서 가다가 춘천터미널 가기 전에 있는 닭갈비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명동이 춘천시내의 중심인 반면, 이곳은 춘천시내의 외곽에 위치한 곳이다.


새로 바뀐 간판은 이렇게 생겼다. 이 동네 모든 가게가 원조라고 적혀 있다. ㅋㅋㅋ
솔직히 말하면, 온유동의 다른 집은 가보지 않았다. 7년 전 우연히 들렀다 너무 맛있게 먹어서 계속 이 집을 가곤한다.
작년까지만해도 상호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원조닭갈비집 이었지만, 이제는 장수닭갈비라는 간판이 붙어있다.

요즘은 카메라를 안들고 다니고, 전화기로 사진을 찍다 보니, 요모양...
도로 한가운데서 사진을 찍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대충 상호만 보이게 찍었음을 양해바랍니다.


춘천 어느 닭갈비 집을 가던지 볼 수 있는 기본 볶음판.


2인분이다.

늘 닭갈비 2인분에 막국수를 시켜 먹는다.
닭갈비는 그냥 손놓고 있으면, 아주머니가 직접 볶아주신다.
사람들은 보통 닭갈비를 먹고, 막국수를 시켜먹는다. 하지만 나는 막국수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막국수를 먼저 먹는다. ㅎㅎ


7년전 처음 갔을 때, 막국수를 시켰는데 맛이 없었다. 아주머니가 잘 비벼야 한다며 직접 비벼주셨는데... 그제서야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이후로 몇번은 아주머니께 비벼달라고 졸라서 비벼먹곤 했었다. 이제는 나 혼자서도 잘 비벼 먹는다.

막국수를 먹는 사이, 닭갈비가 다 익었다.


그리고 7년 단골로 이 집을 찾으면서 6년만에 알아낸 사실이 하나 있는데...
닭갈비를 먹고 밥을 비벼먹을 수 있다는 사실!

하지만 막국수와 닭갈비 2인분을 먹고 나면 배가 터질 것 같아서 아직까지도 볶음밥을 한번도 먹어보지 못했다.
며칠 전, 막국수를 포기하면서 볶음밥 먹기를 시도했었다.
하지만 아줌마의 넘치는 사랑에 닭갈비 2인분을 겨우 먹고 볶음밥을 또 포기해야 했다.

다음 번에는 꼭 한번 먹어보고 싶다. 그래서 다음에는 사람을 많이 데려가 닭갈비와 막국수, 볶음밥 모두 정복하리라!


내가 쓰고 읽다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어서 한마디...
참고로 저는 '장수닭갈비'와 전혀 연이 없는 단골일 뿐 입니다.
갈때마다 손님이 없어 안타까운 마음에 이렇게 소개글을 적습니다.

나와는 사연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이 집에서 닭갈비 먹다가 조류독감 뉴스를 본적동 있고, 늘 손님이 별로 없어 무거운 마음으로 닭갈비를 먹기도 하는 집이다...

그리고 이 집 덕분에 나는 춘천 지리를 잘 알게 됐다.
초반에 이 동네를 찾지 못해 춘천 명동을 가곤 했었다.
이 동네 찾아가는 방법을 알게된 후에도 매번 다 똑같은 간판이라 헤매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익숙해져 잘 찾아갈 정도가 되니, 간판도 바뀌고 찾기 쉬워졌다.... 내 운이 그렇지 뭐...

자주라고 해봐야 한달에 한번 정도 가던 곳이라, 아주머니가 기억을 못해주시곤 했다.
하지만 그 기간이 길어지니 이제는 아주머니가 날 알아봐 주시고, 서비스도 주셔서 기분이 좋다.
사이다를 공짜로 주신다. ㅋㅋㅋ 내 사랑, 사이다!
막국수를 시키면 물어보지 않고, 알아서 닭갈비와 같이 갖다 주신다.
그리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퍼먹을 수 있다.

두서없이 뒤죽박죽 적어서, 뭔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네. 아무튼 강추!


덤으로 웃기는 에피소드 하나.



어느 날은 닭갈비를 맛있게 먹고 있는데, 분노에 가득찬 8명의 가족 손님이 가게를 찾았다.
그들은 닭갈비 2인분과 닭내장 2인분을 시켰다.
'8명이나 와서 4인분 이라니... 너무 알뜰하네'라고 생각하는데, 아주머니에게 하소연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사연은 다음과 같다.
맞은편 가게에 갔는데, 정말 맛이 더럽게 없어서 그냥 나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집으로 왔다고 말했다.

도대체 얼마나 맛이 없길래, 먹다 말고 뛰쳐나와서 다른 집에 와 똑같은 메뉴를 시키는 것일까...

맛 없으면 그냥 그 동네를 뜨지, 다른 가게에 가서 돈을 또 내고 같은 음식을 먹진 않는다.
그 가족 중 한명이 이 가게에서 먹어본 기억을 더듬어 찾아왔으나, 얼마전 동네가 조금 바뀌어서 못찾았다고 한다.
그래서 큰 가게인 맞은편 가게를 갔다가 봉변을 당했다고 한다.

아주머니는 그 얘기를 듣고 신이나 그런 손님이 많다고 자랑하셨다.
그 자랑이 늘어갈수록... 나는 그 맞은편 가게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먹다 말고 나오는건가...

참고로 그 맞은편 가게는 생긴지 1년 밖에 안된 가게다. 진짜는 오밀조밀 밀집된 가게들이 진짜다.




Posted by jk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