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8.23 나도 포장인가?
일상다반사2008. 8. 23. 11:54
담배를 피며 생각했다.

럭키 스트라이크.



일본에서 처음 접한 담배다. 티븨나 영화에서만 봤지, 실제적으로 레이싱 같은데 수 없이 나오는 럭키 스트라이크가 담배라는 것을 안 것도 불과 5년 정도 밖에 안됐다.

나는 독한 담배를 좋아하는데, 마일드 세븐의 왠지 비릿한 독함과 말보로 레드의 똥냄새 나는 독한 것과 다른 맛.

하지만 한국에서는 정상적인 유통 경로로 만나볼 수 없다. 이번에는 남대문의 '이모네'가서 사왔다. 따옴표의 의미는 우리 이모네 집이 아니라 가게 이름이 '이모네'다. 아무튼 난 왜 이런걸 좋아할까?

뽕따를 좋아한다.
뚜또를 좋아한다.
쿠바를 좋아한다.
국악을 좋아한다.

특히 뚜또의 맛에 대해 사람들마다 반응이 다양한데, 맛있다는 사람은 찾아보질 못했다.
쿠바 음악이나 재즈, 국악을 듣는다고 하면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 취급한다.
여름에만 나오는 뽕따는 여름에도 아무데서나 팔지 않는 아이스크림. 다행히 바나나보이를 찾았지만... 매년 뽕따에 열광한다.

아무튼 요점은 내가 저런걸 좋아하는게 과연 남들에게 보이는 내 모습을 포장하기 위한 것 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생각해보면 난 그냥 남들과 같다는게 싫었다.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이 같은 엘리베이터 안에 타면 정말 싫었다. 그냥 막연하게 싫었다. 그냥 산 옷이 너무 히트 상품이라서 집에 안입는 옷이 많다. 그냥 잠잘 때 입거나, 나름 유행이 한참 지난 후에 입는다.

그렇다고 내가 퍼블리즘이나 그런건 아니다. 사실 나는 나를 블라인드 시키는데 주력해왔다. 그냥 내 일기(비록 공개된 일기지만... 그냥 블로그에 올린 글이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에 혹은 사람들의 '요즘 무슨 음악 듣냐'는 질문에 답했을 뿐이다. 나는 저런걸 즐긴다고 자랑하거나 하지 않는다.

단순히 특이함을 추구하는 걸까? 개성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평범하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에는 난 정말 좋다. 오랜기간 방치된 냉장고 안에서 풍기는 냄새를 좋아하고, 공씨디를 열었을 때 풍기는 화학약품 냄새가 좋다. 좀 병신 같지만.. 이상하게 좋다. 이런게 좋은거 보면 가식은 아닌 것 같은데...

마치 삼성 매니아들이 삼성 제품이라면 무조건 훌륭하다고 열광하는 것 처럼... 삼성 광팬들과 다를게 없는 그런 허접한 존재인가...
나도 얼리어답터라고 포장해서 포르테 시승기 멋지게 날려주신 그 사람 같이 포장을 하고 있는 건가? 그런거라면 정말 싫다.

난 왜 특이한걸 좋아할까?

Posted by jk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