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나는 처음으로 소득 신고를 해봤다.
2007년 대학원 다니며 받던 연구원 인건비에 대한 원천징수액을 환급받기 위한 종합소득신고.
대학원생은 연구비를 받아도 원천징수 대상이 앙니어서, 낸 세금에 대해서 일정 비율로 돌려 받는다.
나는 인터넷의 여러 자료와 국세청 담당자와 통화해가며, 소득신고를 했다.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대로 따라하니,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내가 소득이 좀 많았다. 워낙 불규칙하게 소득이 들어오다 보니, 1년에 내가 버는 돈의 규모를 알기도 힘들고, 모으기도 힘들다. 그 액수가 전부 얼마냐 따질 시간이면 논문 한 문장이라도 교정보는게 낫지. 대학원 시절은 그랬다.
얼마 후, 신고한 액수에 대한 원천징수세를 돌려 받았다. 나는 그 돈으로 어머니, 아버지의 첫 해외여행에 경비로 보태드렸다. 비록 꽁돈 같은 개념이었지만, 그래도 뭔가 하나 해드려 다행이었다.
그리고 10개월이 흘렀다.
코엑스 다녀와서 숨 좀 돌리려는 찰나, 국세청에서 전화가 왔다.
내 신고액수가 달라서, 30만원을 뱉어내야 한단다. 나는 당황했다. 지들이 만든 시스템 위에서 하라는대로 했을 뿐 인데... 내가 임의로 소득신고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웹 상에 나와 있는 액수 만큼 신청한건데, 10개월이 지나서 뱉어내라고? 30만원이나?
나는 웹상에서 그냥 바로 신청했을 뿐인데, 뭐가 잘못 된거냐? 직원은 대답을 안했다.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고. 거의 없으면 내 잘못도 아닌데, 내가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내가 직접 증명해야 해? 이미 학교와 산학협력단 측에서 신고한 내 소득액을 그냥 확정만 했을 뿐인데, 돈을 뱉어내라니? 그것도 절반 가까이 뱉어내라니?
처음부터 제대로 하던가. 선지급, 후검토야?
똑바로 해 이것들아. 납세자 연맹 가서 물어봐야지.
아, 억울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