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웹사이트를 서핑하다 보면, ActiveX 의존적인 보안 모듈을 사용하거나 플래시로 구성된 페이지와 네비게이션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이 것들은 아주 오래전 부터 문제가 되어 왔던 부분이다. 플래시로 제작된 웹페이지는 큰 문제가 된 적은 없지만, 과도한 시스템 자원 사용과 대용량으로 인한 지나친 트래픽 발생의 등 문제가 있다. ActiveX의 경우는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가 되어 왔었다. 하지만 그 동안의 이슈는 비표준화에 따른 불편함이 아니라, Internet Explorer 버전 변경에 따른 대처 미흡이 문제점으로 거론되는 것이었다. Vista가 나올 무렵 IE 버전이 올라가고, 보안이 강화되면서 금융사 보안 모듈이 제대로 작동 안하는 문제가 발생해 대처가 미흡하다는게 문제였다. 비표준화에 대한 지적도 있었지만, 당장 인터넷 뱅킹을 할 수 있냐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사실 파이어폭스와 크롬이라는 웹브라우저가 있지만, 국내의 홈페이지들은 어느 하나만 쓸 수 없고 반드시 IE를 같이 써야 하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인터넷 뱅킹, 공공기관 문서 발행 등에서 IE와 ActiveX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하지만 늘 문제가 됐던 것은 앞으로의 표준화 방향이 아니라, 갑자기 바뀐 환경에 잘 대처하느냐가 문제였다.
그나마도 늘 순간적인 이슈일 뿐 이었다. 요즘 아이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플래시와 ActiveX를 지원하지 않는 아이폰 웹브라우저 특성상 불만을 표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비표준화와 IE에 특화된 페이지 설계로 로그인 조차 할 수 없는 사이트들도 많고, 페이지 디지인이 깨져서 나오는 경우도 많다.
왜 이제서야 문제가 되는 것 일까... 누구나 그렇겠지만, 자신의 코 앞 까지 문제가 와닿지 않으면 그 문제가 무엇인지 느끼기 힘든게 사실이다. Windows에 기본으로 설치된 IE만 쓰다보니 불편함을 몰랐을 것 이다. 그저 눈에 보이는 화려함에 열광했을 뿐, 그 화려함으로 인해 버벅이는 컴퓨터를 발로 차고 있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지 못한거다. 아무튼 이제라도 지원 세력이 늘어가는 것에 기쁠 뿐 이다.
그렇다면 플래시는 왜 쓸까?
편해서다. 자신의 의도한 것을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글보다 그림이 나을테고, 정적인 그림 보다는 동적인 애니메이션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제한된 요소로 만드는 것 보다는 풍부한 재료로 만드는 것이 더 쉽기야 하겠지. 물론 아무생각 없이 시각적인 효과만 목적으로 하는 조잡한 사이트들이 대부분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제품은 앞으로도 조잡한 플래시를 지원할 계획이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원하지 않는 것 까지는 너무한다 생각되지만, 굳이 그렇게 높은 리소스를 차지하는 플래시를 반드시 써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된다. 특별히 비쥬얼이 중요한 사이트가 아니라면 모를까, 억지로 필요 없는 시각효과를 창출해내고 플래시를 만들 필요는 없지 않을까? 그냥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더 효과적일 것 같다는게 내 생각이다.
특히, 금융권!!!
플래시 페이지에서 ActiveX로 구현된 무거운 보안 모듈까지... 인터넷 뱅킹 좀 할라 치면, 10년전 인터넷 환경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내비게이션과 이미지로 페이지의 절반 이상이 플래시로 구성된 페이지 로딩 + 3-4 가지의 ActiveX 보안 모듈 설치 + 보안 모듈 업데이트 + 백신 바이러스 패턴 업데이트.... 은행 업무 좀 볼라치면, 2분 정도는 기다려야 할 정도다.
랩탑으로 무선 인터넷을 연결해 외부에서 인터넷 뱅킹 좀 할까 하면, 5분은 넘게 기다려야 한다. 집이나 사무실의 그나마 빠른 인터넷 환경에서 미리 한 번 실행해놓고 가지고 다녀야 한다. 그나마도 업데이트 잘못 만나면 허사.
제발.... ActiveX랑 플래시 의존률 좀 줄였으면 좋겠다....
참고로 나는 예전부터 자주... 얼마전 까지도... 플래시 네비게이션 웹페이지를 개발/구축하곤 했으며, 그 웹페이지들은 아직도 가동 중 이다. 그리고 나는 ActiveX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적이 있다.......... ActiveX는 이미 MFC로 개발된 어플리케이션을 짧은 기간 내에 웹 기반으로 변경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OCX로 만들었다는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고 싶지만... 그냥 안할래. 나도 표준화에 맞춰서 이래저래 많이 해봤는데, 파서가 달라서 인지 표준에 맞추기란 어렵긴 어려웠다.